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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스타를 넘어 영화배우로, "류준열"이 만들어온 얼굴들

by 마이밍9 2026.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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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을 처음 봤을 때는 전형적인 주인공들과는 조금 다른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그 이후의 행보를 보면 한 가지 이미지만을 고집하는게 아니였거든.

"운빨로맨스"에서는 까칠한 게임회사 대표를 연기했고, 영화 "더 킹"과 "택시운전사", "독전", "돈", "봉오동 전투"를 거치면서 장르와 캐릭터의 폭을 계속 넓혀갔어. "인간실격"에서는 무기력한 청춘의 얼굴을 보여줬고, "올빼미"에서는 역사적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사극 스릴러까지 이끌었지.

그리고 2026년에는 넷플릭스 "들쥐"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어. 이름과 얼굴, 인생을 빼앗긴 소설가 문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추적 스릴러인데, 류준열은 한 배우가 서로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목소리와 눈빛, 성격의 차이로 풀어내려고 했다고 밝혔어.

그래서 지금의 류준열을 보면 어떤 장르를 만나더라도 인물의 결을 찾아가는 배우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아.

 

 

"응답하라 1988"에서 시작된 류준열

류준열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알린 작품은 역시 "응답하라 1988"이야.

김정환은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툭툭거리는 인물이었지만, 친구와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이었어. 특히 덕선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됐지.

재미있는 건 류준열이 김정환을 연기할 때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방식보다 행동과 표정으로 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야.

좋아한다는 말을 직접 하기보다는 주변을 맴돌고, 무심한 척하면서도 상대방을 챙기는 방식이었어.

그래서 김정환은 단순히 까칠한 남학생으로 기억되지 않았어.

말투는 투박하지만 행동에는 다정함이 묻어나는 인물이었고, 류준열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지.

이 작품은 류준열의 대중적인 출발점이 됐지만, 동시에 배우에게 하나의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했어.

그렇다면 이후 류준열에게 중요한 건 김정환과 얼마나 다른 인물을 보여줄 수 있느냐였을 거야.

 

 

로맨스보다 먼저 찾아온 장르의 변화

"응답하라 1988" 이후 류준열은 곧바로 완전히 다른 캐릭터들을 선택했어.

"운빨로맨스"에서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제수호를 연기하면서 로맨스 드라마의 주연으로 자리를 옮겼지.

하지만 영화로 넘어가면서 분위기는 훨씬 거칠어졌어.

"더 킹"을 통해 권력을 둘러싼 욕망을 보여주는 인물을 만났고, "택시운전사"에서는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는 기자 구재식으로 등장했어. 이후 "독전"에서는 마약 조직을 둘러싼 범죄극에 도전했고, "돈"에서는 돈과 성공을 좇는 직장인 조일현을 연기했지.

작품마다 인물의 직업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달랐어. 이 시기의 류준열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어.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청춘 로맨스의 이미지를 그대로 확장하기보다 영화에서 훨씬 다양한 인물을 경험했다는 거야.

특히 "택시운전사", "독전", "돈", "봉오동 전투"처럼 장르와 시대가 다른 작품을 연이어 선택하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어.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류준열을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우로 소개했지.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류준열에게는 "청춘 스타"보다 "영화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붙기 시작한 것 같아.

 

"독전"에서 보여준 서늘한 얼굴

류준열의 필모그래피에서 이 작품을 빼놓으면 상당히 아쉬워.

그건 바로 영화 "독전"인데, 영화 속 락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야. 마약 조직을 둘러싼 복잡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면서도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없었지.

이 역할에서 류준열은 특유의 담담한 표정과 말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순간에 긴장감을 만들어냈거든.

"응답하라 1988"에서 김정환이 말하지 못한 감정을 눈빛과 행동으로 보여줬다면, "독전"에서는 그 눈빛 자체가 인물의 정체를 숨기는 장치처럼 사용됐다고 볼 수도 있어.

이런 차이가 류준열의 연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 같아.

얼굴이나 목소리를 완전히 바꾸지 않아도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의 방향을 다르게 설정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올빼미"에서 깊어진 연기

배우로서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게 만든 작품 중 하나가 "올빼미"야.

이 작품에서 류준열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특정 조건에서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침술사 경수로 등장했어.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인물의 감정만 중요한 것이 아니었어.

보이지 않는 것을 연기해야 한다는 신체적인 표현도 필요했고, 왕실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목격한 뒤 극도의 공포와 혼란을 감당하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했지.

특히 "올빼미"는 류준열에게 배우로서 또 하나의 성과를 남긴 작품이야.

이 작품으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여러 연기상을 받으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어.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올빼미"를 통해 류준열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소개하고 있지.

처음에는 김정환이라는 캐릭터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류준열은 자신의 대표작을 영화로도 하나씩 만들어간 셈이야.

 

 

두 사람이 된 류준열

2026년 "들쥐"는 류준열의 필모그래피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도전이 됐어.

이 작품은 의문의 존재인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인생을 빼앗긴 소설가 문재와 잃어버린 돈을 되찾으려는 사채업자 노자, 형사 순용이 들쥐의 정체를 쫓는 추적 스릴러야.

류준열이 맡은 문재는 하루아침에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인물이야.

자신의 얼굴을 가진 다른 존재가 나타나고,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상황에 놓인 만큼 인물 자체가 상당히 불안정할 수밖에 없지.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야.

류준열은 이 작품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어.

한 배우가 두 인물을 연기하면서 시청자가 두 사람을 구분하고 동시에 믿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던 거지.

류준열은 제작발표회에서 두 인물을 억지로 다르게 표현하기보다는 성격이나 눈빛 같은 섬세한 차이를 활용했다고 설명했어. 특히 목소리를 첫 번째 구분 장치로 삼았다고 밝혔고, 세세한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

이 부분이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화려한 외형적인 변신보다 인물의 성격과 행동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내려고 했으니까.

 

계속해서 다른 인물을 찾는 이유

류준열의 필모그래피를 처음부터 다시 보면 한 가지 흐름이 보여. 

김정환처럼 현실적인 청춘도 있었고, 제수호처럼 로맨스 속 까칠한 남자도 있었지. 구재식처럼 시대의 현장을 기록하는 기자도 있었고, 락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도 있었고, 조일현처럼 욕망에 흔들리는 직장인도, 경수처럼 목숨을 걸고 진실을 마주하는 사람도 됐었어.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얼굴과 삶을 빼앗긴 소설가 문재와 처음으로 1인 2역까지 시도하고 있어.

아무래도 류준열은 장르보다 계속해서 다른 인물을 찾아 그 인물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까를 더 신경쓰는 배우인 것 같아.

김홍선 감독도 "들쥐"의 문재가 전형적인 착한 주인공이나 영웅이 아니기 때문에 류준열이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설명했어.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지.

결국 류준열의 가장 큰 강점은 "익숙한 이미지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응답하라 1988"로 얻은 인기를 생각하면 비슷한 청춘물에 계속 출연하는 선택도 가능했겠지만, 그는 영화와 장르물을 오가면서 조금 더 낯선 인물들을 찾아갔어. 그 결과 지금은 한 작품의 대표 캐릭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배우가 됐지.

앞으로 류준열이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어.

하지만 "들쥐"에서 처음으로 1인 2역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선택한 것처럼, 다음에도 자신이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을 찾아갈 가능성은 충분해 보여.

처음에는 김정환으로 기억했던 배우가 이제는 작품의 장르와 캐릭터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배우가 됐어.

그래서 류준열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이유도 단순히 새로운 대표작을 보고 싶어서만은 아닌 것 같아.

이번에는 또 어떤 인물의 얼굴을 자신의 방식으로 만들어낼지.

그 질문 자체가 지금의 류준열을 계속 지켜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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