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준원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대표작이 금방 떠오르지 않을 수 있어. 그런데 막상 출연작을 하나씩 살펴보면 생각보다 익숙한 작품 많아는걸 알 수 있을거야.
독전, 박열, 어린 의뢰인, 탈주 같은 영화부터 VIP, 허쉬, 모범가족,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거든.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준원이라는 배우는 처음부터 주연을 맡았던 배우가 아니라는 거야. 오히려 작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만들어내면서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온 쪽에 가깝지.
그래서 정준원의 작품활동을 보면 작은 역할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노력파 배우라는 인상이 먼저 남아.
그리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지나 현재 유부녀 킬러까지 오면서 그 존재감이 조금씩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지.
작은 역할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식
정준원의 장점은 캐릭터의 크기와 관계없이 역할의 윤곽을 분명하게 잡는 능력이라고 생각해.
영화 "독전"에서는 마약 조직과 연결된 덕천 역을, "박열"에서는 독립운동가 김중한 역을 맡았어. "어린 의뢰인"에서는 건우 역으로, "탈주"에서는 북한군 장교 박소위 역으로 등장했지. 작품마다 역할의 성격과 비중은 달랐지만,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어떤 인물인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특히 이런 배우들에게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주연 배우처럼 긴 시간을 가지고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된 장면 안에서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전달해야 하고, 다른 배우들과의 관계까지 만들어야 하지.
정준원은 이런 장면에서 지나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상대 배우와 그 씬의 목적에 맞춰 움직이는 편이야. 그래서 오히려 장면 전체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
이런 특성은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면서 생긴 장점이라고 볼 수 있어.
2015년 "조류인간"으로 데뷔한 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쌓아온 작품 경험이 상당하기 때문에, 특정 장르의 연기법에 갇히기보다는 작품마다 필요한 위치를 빠르게 파악하는 배우에 가까워 보여.


"언.슬.생"으로 한 단계 앞으로
정준원을 다시 발견하게 만든 작품으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빼놓을 수 없지.
그는 이 작품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최고참 구도원 역을 맡았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조연의 위치와 달리, 이야기 안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가져가는 인물이었지.
구도원이라는 인물에게는 병원이라는 조직 안에서의 경험과 후배들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의료진으로서의 현실적인 모습이 두루두루 필요했는데, 정준원의 장점이 이 작품에서 꽤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
과장된 선배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실제 병원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 인물의 연차를 자연스럽게 보여줬거든.
특히 후배들과 함께 있을 때는 능숙한 선배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완벽한 인물처럼 만들지는 않았어.
그래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본 뒤에는 앞으로 조금 더 큰 역할을 맡아도 충분히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엇던 것 같아.
"유부녀 킬러" 아예 다른 위치에 서다
현재 정준원을 이야기하려면 MBC "유부녀 킬러"를 빼놓을 수 없어.
이 작품에서 정준원은 공효진이 연기하는 유보나의 남편이자 탐사보도팀 기자 권태성을 맡았어. 권태성은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저돌적인 기자이면서, 집에서는 아내를 응원하는 사랑꾼 남편이자 딸바보 아빠야. 여기에 과거 킹피셔를 추적했던 기자라는 설정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캐릭터로만 볼 수 없는 인물이야.
여기서 재미있는 건 정준원이 이전 작품들과 달리 이야기의 중심에 훨씬 가까이 들어왔다는 점이야.
권태성은 유보나의 비밀을 모르는 남편이면서 동시에 그 비밀과 연결된 사건을 쫓는 기자야. 결국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기자로서의 본능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
이런 역할에서는 단순히 밝고 다정한 남편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기자로서 사건을 파고드는 순간에는 다른 얼굴이 필요하고, 아내와 딸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표현해야 해.
정준원이 이 작품에서 보여줄 가장 큰 과제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봐.
그동안 쌓아온 현실적인 생활 연기에 긴장감 있는 장르 연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더할 수 있느냐는 건데,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살뜰히 챙기는 남편의 모습과 사건을 파고드는 기자의 날카로운 면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오갈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


공효진과의 호흡이 중요한 이유
"유부녀 킬러"에서 정준원을 더욱 눈여겨보게 되는 이유는 공효진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는 점이야.
두 사람이 연기하는 유보나와 권태성은 겉으로 보면 평범한 부부야. 함께 생활하고 서로를 챙기며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지. 하지만 시청자는 유보나가 사실 정체를 숨긴 킬러라는 것을 알고 있어.
결국 정준원은 상대방의 비밀을 모르는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 셈이야.
이런 관계에서는 대사의 내용보다 상대를 바라보는 반응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 시청자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권태성이 아무것도 모르는 듯 행동하는 순간에도 긴장감을 느끼게 되거든.
공효진과 정준원이 공개된 화보와 스틸에서 현실적인 부부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어. 두 사람은 작품 속에서 킬러와 기자라는 긴장감 있는 관계와 함께 평범한 부부의 일상도 함께 보여줄 예정이야.
정준원에게는 상당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그동안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하며 장면을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 배우와의 관계 자체를 극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지.
조용히 쌓아온 시간이 빛을 발하는 순간
정준원의 필모그래피를 다시 살펴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흐름이 보여.
조류인간으로 시작해 프랑스 영화처럼, 박열, 독전, 어린 의뢰인, 탈주 등 영화에서 경험을 쌓았고, 드라마에서도 VIP, 허쉬, 모범가족 등을 거쳤어. 그리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비교적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뒤 유부녀 킬러에서는 공효진의 상대역으로 극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최근에는 새 소속사 컴퍼니온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전했어. 컴퍼니온 측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 온 정준원의 향후 작품 활동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정준원 역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전했지.
정준원은 이미 꽤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에 도전해왔고, 이제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크기의 역할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선 배우처럼 보여.
주연을 맡았을 때 갑자기 새로운 배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작은 역할부터 쌓아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연결되는 배우.
앞으로 정준원이 어떤 역할을 맡든 한 가지는 분명할 것 같아.
이미 여러 장르와 캐릭터를 경험해본 배우이기 때문에, 이제는 작품 속에서 어떤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 훨씬 많아졌다는 거야.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이 이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는 배우. 정준원을 앞으로 지켜볼 이유는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