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욱을 처음 봤을 때는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이 강하게 남았어. 그런데 외모가 주는 첫인상과 달리 이재욱이 맡아온 인물들은 생각보다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더라.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백경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는 밝고 유쾌한 이장우를 보여줬어. 그리고 "환혼"의 장욱을 통해 판타지 사극에도 도전했지. 이후 "로얄로더", "탄금", "마지막 썸머"까지 주연작을 이어갔고, 2026년에는 "닥터 섬보이"에서 섬마을 공중보건의 도지의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어. 현재 군 복무 중이지만 입대 전 촬영한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도 공개를 앞두고 있어.
차가운 백경부터 시작된 이재욱의 존재감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백경은 까칠하고 복잡한 감정을 가진 인물이야. 당시 이재욱은 상대적으로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백경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어.
특히 백경은 단순히 차가운 서브 남주라고 하기엔 아쉬운 캐릭터였어. 좋아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불안과 질투를 숨기지 못하면서도 결국 관계 안에서 흔들리는 사람이었지.
이 작품 이후 이재욱에게는 날카로운 눈빛과 서늘한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는 이미지가 생겼어. 그런데 그는 곧바로 그 분위기를 뒤집어놨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는 백경과 정반대에 가까운 밝고 유쾌한 인물을 선택하면서 훨씬 가벼운 호흡을 보여줬지. 실제로 이재욱 역시 당시 차기작 캐릭터가 백경과 상반되는 밝은 인물이라고 설명했어.


이재욱이라는 이름을 완성한 "환혼"의 장욱
그래도 이재욱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큰 분기점은 역시 "환혼"이야.
장욱은 단순히 잘생긴 판타지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아니었어. 처음에는 자신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인물이었지만, 무덕이와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사랑과 복수, 상실을 차례로 경험하지.
그래서 이재욱에게도 꽤 많은 것이 필요했던 역할이었어. 판타지 액션을 소화해야 했고, 시대극 특유의 말투와 분위기도 만들어야 했으며, 무엇보다 장욱이 변해가는 긴 시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했거든.
"환혼"은 이재욱이 차세대 주연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됐고,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작으로 자주 언급돼. 이후 여러 작품에서 연이어 주연을 맡았지만, 그만큼 장욱이라는 캐릭터가 이재욱의 필모그래피에 남긴 인상이 컸다는 뜻이기도 해.
판타지를 지나 더 복잡한 이야기로
"환혼" 이후 이재욱은 비교적 빠르게 다른 작품들을 선택했어.
"로얄로더"에서는 욕망과 권력을 둘러싼 이야기를,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에서는 미스터리와 시대극이 섞인 서사를 만났지. 이어 "마지막 썸머"에서는 로맨스의 중심으로 돌아오면서 또 다른 감정선을 보여줬어.
이재욱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완전히 안전한 길만 선택하는 배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판타지 사극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비슷한 작품만 이어가는 대신, 현대극과 시대극,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계속 오갔으니까.
물론 작품마다 반응은 달랐어. 최근에는 "환혼" 이후 새로운 대표작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왔지.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이재욱에게는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방식과 배우로서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이번에는 섬으로 간 의사, "닥터 섬보이"
2026년 공개된 "닥터 섬보이"는 이재욱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야.
이재욱이 맡은 도지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성형외과 전문의지만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인물이야. 그런 그가 모두가 기피하는 섬 편동도에 공중보건의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변화하게 되지.
로맨스가 있다는 점에서는 이재욱에게 낯설지 않은 장르지만, 이번에는 섬이라는 공간과 의료 현장, 공동체 이야기, 인물의 상처가 함께 얽혀 있어. 단순히 설레는 남자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보다 도지의가 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지,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달라지는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야.


군 복무 중에도 이어지는 이재욱의 다음 작품
이재욱은 2026년 5월 입대해 현재 군 복무 중이야. 하지만 입대 전 촬영을 마친 작품들이 있어 팬들이 체감하는 공백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것 같아. 그중 하나가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야.
"꿀알바"는 높은 시급을 내세운 수상한 인력사무소와 기이한 노동 현장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로 알려져 있어. 이재욱은 빚을 갚기 위해 초고액 일당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혁준을 연기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장르적 분위기를 보여줄 예정이야.
"닥터 섬보이"가 사람을 구하고 사랑을 배우는 인물의 이야기라면, "꿀알바"는 훨씬 낯설고 기묘한 세계로 들어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이재욱에게 지금 필요한 건
이재욱은 이미 장욱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그래서 앞으로의 작품은 자연스럽게 "환혼을 넘어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 실제로 최근에도 이재욱이 꾸준히 주연작을 이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대표작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앞서 말했었잖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질문만으로 이재욱의 다음을 바라보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아.
이재욱은 아직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는 과정에 있고, "닥터 섬보이"와 "꿀알바"처럼 서로 다른 색의 작품도 남아 있어. 과거에는 차가운 인상이 강한 배우였다면, 이제는 판타지 속 장욱을 거쳐 로맨스와 미스터리, 시대극, 호러 판타지까지 계속 영역을 넓히고 있으니까.
군 복무라는 잠시의 공백을 지나 다시 돌아왔을 때 이재욱에게 어떤 작품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어.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여. 이재욱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는 이미 익숙한 장욱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만은 아니라는 거야.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여러 얼굴 가운데 아직 화면에서 꺼내지 않은 모습이 무엇일지, 그쪽이 더 궁금해지는 시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