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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데뷔 이후 달라진 연기의 온도, "신시아"

by 마이밍9 2026.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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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시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마녀 Part2. The Other One"의 소녀가 떠올라.

1408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된 신시아는 첫 상업영화부터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겼어. 비밀연구소에서 깨어난 소녀는 외부 세계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 순수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였거든. 신시아는 말보다 눈빛과 움직임으로 캐릭터를 보여줬고,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절제된 액션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았지.

그런데 신시아의 진짜 흥미로운 점은 그 강렬한 데뷔 이후에 있었어.

첫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꽤 긴 기다림 끝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인물로 돌아왔거든.

 

 

시작은 "마녀2"

신시아의 데뷔는 꽤 파격적이었어. 

신인 배우가 박훈정 감독의 "마녀" 후속작에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소녀 역할을 맡았으니까.

그런데 당시 인터뷰를 보면 신시아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마냥 즐기기보다 책임감을 먼저 이야기했어. 전작의 팬이었던 만큼 김다미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고, 자신만의 소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짧은 기간 동안 액션 스쿨에서 훈련하며 캐릭터를 준비하기도 했어.

영화 속 소녀는 대사가 많지 않아. 그래서 오히려 배우가 가진 눈빛과 표정, 움직임이 중요했어. 신시아는 그 부분을 잘 활용했지.

세상 물정을 모르는 듯한 순수한 표정과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듯한 차가운 얼굴을 오가면서 한 인물 안에 밝음과 어둠을 함께 넣었어. 당시 신시아 역시 자신의 장점으로 다양한 얼굴을 이야기하면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어.

 

 

기다림도 연기의 시간이 되다

신시아를 이야기하면서 빼놓기 어려운 것이 바로 "기다림"이야.

"마녀2"가 공개된 뒤 신시아는 바로 다음 작품으로 달려가지 않았어. 이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캐스팅된 뒤에도 작품이 공개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고, 본인 역시 캐스팅 전까지 1년 반에서 2년 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어.

신인 배우에게 이런 공백은 꽤 불안할 수밖에 없잖아.

첫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다음 작품이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조급해질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신시아는 그 시간을 무작정 아쉬워하기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려고 했어.

그래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만났을 때 오히려 첫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현실적인 "언슬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신시아가 맡은 표남경은 "마녀2"의 소녀와 상당히 다른 사람이야.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인 표남경은 똑 부러지려고 노력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스럽고 정이 많은 인물이야. 잠은 포기해도 메이크업은 포기하지 않는 병원 최고의 패셔니스타라는 설정도 있었지.

여기서 신시아의 연기는 훨씬 편안해졌어. "마녀2"에서는 말과 감정을 최대한 덜어내야 했다면, 표남경은 동료들과 티격태격하고 환자와 관계를 맺고 엄마와 갈등하면서 감정을 계속 주고받아야 하는 인물이었거든.

특히 남경이라는 인물은 조금 얄밉게 보일 수도 있는 인물이야.

하지만 신시아는 그 안에 있는 허당스러움과 정을 함께 보여주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지. 실제로 신시아도 표남경을 "노력하는 평범한 캐릭터"라고 해석했고,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병원을 참관하고 1년 차 전공의들에게 질문하며 준비했다고 밝혔어.

그래서인지 "마녀2"에서 신시아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같은 배우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을거야.

 

 

첫 멜로 주연 "오세이사"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현실적인 전공의 표남경을 보여준 뒤 신시아가 선택한 작품은 조금 의외였어.

바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야.

이 작품에서 신시아는 추영우와 함께 주연을 맡아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한서윤을 연기했어.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서윤과, 그런 서윤의 곁에서 매일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주는 김재원의 사랑을 그린 청춘 멜로 영화지.

신시아에게는 첫 멜로 주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어.

"마녀2"에서는 말보다 눈빛과 움직임으로 캐릭터를 보여줘야 했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는 동료들과 관계를 맺으며 현실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수 없는 인물의 감정을 중심에 놓아야 했거든.

특히 한서윤은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만으로 완성되는 캐릭터가 아니야.

매일 기억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언젠가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슬픔을 가지고 있어.

신시아는 그 밝음과 아픔을 한 인물 안에서 함께 보여줬어. 그래서 서윤이 웃고 있는 장면에서도 어딘가 아련한 느낌이 남았지.

이 작품은 극장 개봉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최종 누적 관객 약 86만 명을 기록했어. 이후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첫 주 한국 비영어 영화 1위, 글로벌 2위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어.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신시아가 "마녀2"에서 보여준 강렬함만으로 기억될 배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감정을 크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마음을 오래 남게 만드는 쪽으로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

"마녀2"의 소녀에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전공의, 그리고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한서윤까지.

작품마다 장르뿐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신시아를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 같아.

 

다시 달라진 "파과"

그리고 신시아의 필모그래피를 이어서 보면 "파과"도 흥미로운 작품으로 남아.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과"에서 신시아는 젊은 시절 조각 역을 맡았어. 나이 든 킬러 조각의 과거를 보여주는 역할인 만큼 "언슬전"에서 보여준 현실적인 청춘의 모습과는 다시 다른 결의 연기가 필요했지.

특히 "마녀2"에서 액션을 경험했던 신시아에게 "파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몸과 감정을 사용하는 작품이 됐어.

"마녀2"의 소녀가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이었다면, "파과"의 조각은 삶과 감정, 관계가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단순히 액션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캐릭터가 가진 과거와 감정을 화면 안에서 설득해야 하니까.

신시아에게 "파과"는 데뷔작에서 보여준 액션 배우의 가능성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조금 더 넓은 감정 연기로 넘어가는 과정처럼 보였어. "언슬전"과 함께 "마녀2" 이후 신시아의 연기력을 다시 주목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왔지.

 

열아홉 청춘

신시아의 다음 선택도 꽤 재미있어.

넷플릭스 시리즈 "담을 넘지 마시오"에서 문상민과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됐어. 작품은 명문 남고와 여고를 배경으로 "연애 적발 시 퇴학"이라는 교칙 속에서 펼쳐지는 첫사랑을 그린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야.

신시아가 맡은 소란은 여고 전교회장으로, 남고 전교회장 이치원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인물이야. 다만 이 작품의 공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

"마녀2"의 소녀에서 "언슬전"의 레지던트, "파과"의 젊은 조각을 거쳐 이번에는 열아홉 살 청춘의 이야기라니.

작품마다 신시아가 보여주는 얼굴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

 

 

신시아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

신시아의 필모그래피는 아직 다른 배우들보다 길지 않아. 하지만 오히려 더 재미있지.

첫 작품에서 강렬한 액션과 차가운 눈빛을 보여줬고, 긴 기다림 끝에 현실적인 의사 캐릭터로 돌아왔어. 이후에는 시대와 액션이 결합된 "파과"를 거쳐 또 다른 청춘물로 향하고 있지.

그런데 이 과정을 보면 신시아가 자신의 이미지를 빨리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마녀2"로 이름을 알렸다고 해서 또 다시 강한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현실적인 "언슬전"의 표남경을 선택했어. 신시아가 데뷔 당시 했던 말 가운데 지금도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여러 반응을 받아들이되 그걸 따라가다가 자신의 중심을 잃지는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거든.

아직 신시아에게는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훨씬 많을 거야.

그래서 지금의 신시아를 완성된 배우라고 정의하기보다, 어떤 역할을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색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배우라고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마녀2"에서 처음 발견한 차가운 눈빛이 "언슬전"에서는 현실적인 표정으로 바뀌었고, 다음에는 또 어떤 얼굴이 될지 궁금해지는 배우. 신시아를 계속 지켜보게 되는 이유는 아마 거기에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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